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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쌤의 유치원 이야기/활동 이야기

유치원 과학 활동 :: 누에 기르기

꽃나리 2019. 8. 25. 00:00

안녕하세요. 꽃쌤입니다. 

오늘은 제가 유치원에서 아이들과 함께 할 때 매년 초여름에 꼭 한 번쯤은 계획했던 활동 '누에 기르기'에 대한 포스팅을 준비했습니다. 누에는 오직 뽕잎만 먹고살며 약 40일을 한 살이로 하는 완전 탈바꿈하는 곤충입니다. 즉 애벌레- 번데기 - 성충으로 3번 모습이 변한답니다. 누에 기르기 포스팅을 올리기에는 조금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아이들도 좋아하고 키우는 재미가 있으니 곤충이나 벌레에 대한 두려움이 없으신 선생님들에게 재미있는 활동이 될 것이라 생각되어 소개합니다. 

제가 유치원에서 4년정도 근무했을 때 만났던 부장 선생님께서 "누에 한번 길러볼래?"하고 소개해주신 것을 시작으로 매년 초여름이면 누에 기르기 활동을 했답니다. 그때는 저도 처음 기르는 누에라 본의 아니게 하늘나라로 떠나보내야만 했던 아기 누에들이 많았답니다. 하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누에 성충까지 기르는데 마스터가 되었습니다.

누에는 크기에 따라 1령(3mm)부터 5령(8cm)으로 구분되는데 보통 4령에서 5령정도 크기의 누에를 구매하시면 아이들이 관찰하기도 쉽고 기르기에도 좋답니다. 

꽃쌤반 아이 손에 올려진 아기 누에

 

꽃쌤반 아이들 손 위의 아기누에

 

누에 기르기 활동을 결심했다면, 가장 적당한 주문량은 4~5령의 누에 5마리 정도입니다. 누에는 환경에 예민하기 때문에 기르기가 만만치 않답니다. 그래서 너무 작은 연령의 누에보다 4~5령 정도, 고치를 짓기 직전 상태의 누에를 주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인터넷으로 누에를 구매하게 되면 배송과정에서 혹시 모를 사고를 대비해 농장 측에서 8마리 정도 넣어서 보내주시기 때문에 '혹시 5마리가 너무 적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름철 무더운 날씨에 야외활동이 어렵다면, 아이들이 작은 교실이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게 교실을 풍부하게 만드는 역할이 교사에게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실에서 누에나, 작은 물고기, 식물을 기르는 활동은 아이들에게 책임감을 가지게 하고, 생명을 다루는 바른 자세를 기를 수 있도록 합니다. 교실내에 작은 생명체 친구를 만들어 두는 것은 정말 좋은 교수법이랍니다.

누에는 뽕잎을 먹고 자랍니다. 누에 기르기 세트를 구매하면 뽕잎도 함께 받게 되지만 꽃쌤이 있던 유치원에서는 마당에 "뽕나무"가 있어서 바깥놀이를 하게 될 때 아이들과 뽕잎을 직접 따서 깨끗히 씻은 후 말리는 과정까지 아이들과 함께 했답니다. 누에는 굉장히 예민하기 때문에 담배, 화장품 등 화학제품이 묻어 있는 것을 먹었을 때 바로 병에 걸려 죽게 돼요. 그래서 뽕잎은 최대한 깨끗이 씻어서 햇볕에 말린 후 누에의 크기에 따라 적당히 잘라서 제공합니다. 햇볕에 말린 다고 해서 완전히 마른 뽕잎을 주면 안 됩니다. 누에는 완전히 마른 뽕잎은 먹지 않아요. 물기만 사라지면 바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누에들은 검은색 동글동글한 똥을 싼답니다. 그리고, 누에의 똥은 연필을 만들 때 쓰이기도 해요. 누에가 똥을 싸면 바로 바로 치워주고, 누에 사육상자에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합니다.  누에가 우리 생활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잘 키울 수 있을지 아이들과 함께 머리 맞대고 고민하며 관찰하고 키우면 교실에 생생한 활기가 눈에 보일 듯이 돌기도 합니다.

 

 누에 관찰하기에 빠진 꽃쌤반 둥이들 1

 

누에 관찰하기에 빠진 꽃쌤반 둥이들 2

 

 누에를 관찰 할 때는 최대한 눈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지도했지만, 누에가 성장하여 5령의 큰 누에가 되었을 때는 아이들에게 손을 깨끗하게 씻게 한 후 물기 없는 손 위에 올려두고 살살 만질 수 있도록 했답니다. 

누에는 살면서 평생 5번의 잠을 잔답니다. 누에가 잠을 잘 때에는 고개를 하늘로 치켜들고 가만히 있으며 먹이를 먹지 않습니다. 잠에서 깬 누애는 다시 먹이를 찾으러 돌아다닙니다. 이때 뽕잎을 제공하면 됩니다.

누에 사육시에 지켜야 할 사항은 청결, 온도, 습도입니다. 누에는 20~25도의 온도에서 가장 잘 자라고, 습도에 예민하기 때문에 사육 상자는 항상 열어두거나, 구멍을 뜷어서 적당한 습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고치를 지은 누에

누에가 고치를 짓기전에는 약간 노란색을 띠고 머리를 들고 흔들며 실을 뽑기 시작합니다. 이때 누에가 뽑아내는 실은 아주 얇기 때문에 처음에는 누에가 실을 뽑는다는 것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누에가 노란빛을 띨 때부터는 아이들에게 눈으로만 관찰할 것을 권장하고 최대한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누에가 고치를 잘 지을 수 있도록 나무막대 등을 사육상자에 넣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렇게 고치가 된 누에는 7일 정도 잠을 자고 깨어난답니다.

위에 보이는 꽃쌤의 사진 자료처럼 사육상자 아래에 하얀 종이를 두고 그 위에 누에를 기르면 더 자세한 관찰이 가능하답니다. 

성충이 되어 날개를 가지게 된 누에

이렇게 성충이 된 누에는 입이 퇴화되어 아무것도 먹지 않고 4일에서 5일정도 삽니다. 수컷과 암컷이 만나면 약 50개에서 100개 사이의 알을 낳고 죽게 됩니다. 짝짓기를 못한 누에나방은 무정란만 낳다가 죽게 되게 된답니다. 

이렇게 오늘은 유치원에서 '누에기르기'활동을 소개해보았습니다. 

교실 내에 이렇게 작은 생명체를 두고 기르게 되면 확실히 이전보다 교실 내 아이들의 이야깃거리가 풍부해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곤충 기르기가 번거롭고 어려울 거라 생각되지만, 교사가 혼자 키운다고 생각하기보다 아이들과 역할을 나누어 기르면 덜 부담이 될뿐더러 아이들에게도 생명체를 기르는 것에 대한 책임을 가르치지 않아도 스스로 배울 수 있게 되어 아주 의미 있습니다.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선생님이 계시다면, 누에기르기 활동! 꼭 한 번 도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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