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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레시피 :: 유치원 가기 싫다고 우는 아이 (feat. 분리불안) 본문
유치원 가기 싫다고 우는 아이
새 학기가 시작됐다. 항상 부모의 품 안에서 보살핌을 받던 아이들이 이제 혼자 원에 가야 한다. 용기를 내어 세상으로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내딛는 순간이다. 참으로 설레고도 두려운 도전이다. 막상용기를 내어 원에는 왔는데 엄마는 없고, 자기랑 비슷한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 있으니 얼마나 당황스럽고 무서울까. 아이들은 울음을 터트리고 만다. 그러니 교실 여기저기에서 우는 소리가 안 나는 곳이 없다. “엄마 보고 싶어.” “엄마한테 데려다줘.”라며 훌쩍훌쩍 작은 소리로 우는 아이에서부터 지구가 떠나가라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대성통곡을 하는 아이까지 다양하다. 짧으면 하루 이틀 내 울음을 끝내는 아이도 있지만 주장이 강한 아이는 한 달까지도 간다. 서서히 우는 횟수가 줄기는 했지만 한 학기가 걸리는 아이도 있었다.
우는 이유가 있는 아이들
우는 아이들을 보면, 혼자서 낯선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에서 우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정말 울 만한 이유가 있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의 성향과 자라온 환경이 다르기에 운다고 모두 똑같이 대하면 안 된다. 아이가 원에 입학하는 시기에 동생이 태어나 투정이 많이 늘어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고, 부모의 불화로 불안감이 큰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또 늘 과잉보호 속에 자라 친구들과 사랑을 나누 기 힘들거나, 자신의 마음대로 되지 않아 짜증이 늘어난 경우도 있다. 우는 아이마다 아이가 처해 있는 생활 환경과 상황을 잘 관찰하고 판단해 아이를 만나야 한다.
이유를 알고, 공감해주고, 얼마만큼의 사랑과 격려가 필요한지 알아봐야 한다. 시간이 걸리지만 아이스스로 적응해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루 이틀 지내다보면 아이도 교사가 익숙해지고 친구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조바심 내지 말고 천천히 지켜봐주고 응원해줘야 한다. 교사와 부모가 함께 말이다.
걱정보다는 믿고 응원하자
그런데 간혹 정말 심각한 아이도 있다. 유독 불안 증세를 보이는 아이들이다. 보통은 아침 등원 때 울다가도 조금 지나면 눈물을 그치고 놀이에 빠지기 십상이다. 이런 아이들은 내일 또 울더라도 금방 적응한다. 그런데 안절부절못하고 몇 날 며칠을 하염없이 울기만하며, 심각한 분리불안 증세를 보인다면 원을 쉬는 것이 좋다. 부모와 조금 더 함께 있으면서 부모와 떨어져 보는 경험을 조금씩 늘려야 한다. 할아버지 댁에서 하루 자보거나 혹은 방을 따로 써본다거나 하면서 말이다. 그러면서 불안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사와 부모가 아이가 힘들어하는 마음을 읽어주고 알아줘야 한다는 것이다. 공감하고 위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원에 적응한다는 것은 아이 입장에서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걸로 울면 안 돼! 이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태도를 아이에게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 아이에게 힘든 도전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고, 힘든 도전을 하는 아이가 대단하다는 것을 알게 해야 한다. 울음이 나오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님을 알려주고 용기를 북돋아주어야 한다.
기획 | 한순호 기자
글 | 허은미 마산 YMCA유치원 교사
출처 : 월간 폴라리스
+) 아이들의 성향에 따라 유치원에 가는 날이 설레고 즐거운 아이도 있는 반면에 유치원에 가기만 하면 배가 아프거나 머리가 아프다는 아이들도 있다. 혹시나 해서 병원 진찰을 받아보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선생님이 자기를 미워한다거나, 친구가 때린다는 등의 핑계를 대면서 유치원에 가지 않으려고 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대부분 '분리 불안' 때문이다.
'분리 불안'은 생후 7~8개월에 시작해 3세까지 지속되는데, 양육자와 떨어지는 것에 대해 불안을 느껴 잠시도 떨어지지 않으려는 증상을 말한다. 보통 만 3세가 되면 많이 좋아져 낯선 환경에서도 잘 적응하게 되지만, 양육자 외에 타인들과 접촉이 별로 없었다거나 과잉 보호를 받은 경우에는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어려워하므로, 미리 분리불안을 없애는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울고 불고 하는 아이를 억지로 유치원에 떼어놓기보다는 외부 환경에 천천히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미리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가 동네 친구들과도 얼굴을 익히고, 선생님과도 인사를 나누며 낯선 환경에 친숙해지도록 한다. 아이들은 자꾸 보면 익숙해지게 마련이고, 익숙해지는 것이 분리불안을 줄이는 지름길이다.
부모와의 신뢰감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 부모와 떨어져 힘든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주면서 "00시에 꼭 데리러 올게"하고 안심시켜주고, 반드시 약속을 지켜야 한다. 부모가 약속을 지키면 아이의 불안은 줄어든다.
특히, 아이가 가기 싫다고 울 때 부모도 같이 불안해 하면 아이들도 눈치를 채고 유치원에 적응하는 것을 더 힘들어 한다. 초기에는 유치원 입구까지 동행하는 것도 괜찮지만, 선생님의 요청이 있기 전까지는 교실까지 따라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아주 낯가림이 심한 아이라면 선생님이 엄마의 도움을 요청할 것이다. 부모가 아이를 유치원에 보낼 때는 과감하고 태연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
만약, 처음에는 유치원에 잘 가던 아이가 갑자기 등원거부를 한다면 선생님과 상의해서 아이가 힘들어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주의깊게 살펴보고 도와주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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